은하를 넘어, 끝없은 우주의 문을 두드리다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다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저기 저 별들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나역시 그랬다. 내양계를 벗어나고, 우리 은하를 지나면 대체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우리는 보통 우주라고 하면 태양계 정도를 떠올리지만, 사실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오늘은 우리 은하 너머의, 말 그대로 은하 밖 우주(extragalactic space)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동시에 얼마나 위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은하 밖 우주란?

은하 밖 우주란 말 그대로 우리 은하(Milky Way) 외부의 우주 공간을 뜻한다. 우리가 속한 은하는 약 2천억개의 별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선 은하다. 하지만 우주는 단 한 개의 은하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최신 관측에 따르면, 관측 가능한 우주 안에만도 약 2조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 말은 곧, 우리가 바라보는 별들의 대부분은 우리 은하 안에 있지만, 망원경으로만 볼 수 있는 더 멀고 미지의 별들은 다른 은하의 일부일 수 있다는 뜻이다.

[출처: NASA Science , 허블 울트라 딥 필드 이미지]

이 사진은 단순히 별 몇 개가 찍힌 이미지가 아니다. 모든 점이 하나의 은하이다. 즉, 사진 한장 안에 수천개의 은하, 수백억 개의 별, 그리고 아마도 수십억 개의 행성과 생명체의 가능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작은 망원경 하나가 담아낸 이 우주의 풍경은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안드로메다와 이웃 은하들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이다.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이 은하는 맑은 날 육안으로 희미하게 볼 수 있다. 놀랍게도 이 거대한 은하와 우리 은하는 약 40억 년 후 충돌해 하나의 새로운 은하로 합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도 안드로메다는 시속 40만Km의 속도로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출처: NASA Science – Messier 31 , 안드로메다 은하]

그 외에도 작은 위성인 대마젤란 은하(Large Magellanic Cloud), 소마젤란 은하(Small Magellanic Cloud)등이 우리 은하 근처를 떠돌고 있다. 이처럼 은하들도 서로 중력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우주적인 군집을 이루고 존재한다. 우리가 속한 이 구조를 ‘국부 은하군(Local Group)’이라고 부른다

은하군, 초은하단, 그리고 그 너머

국부 은하군은 단지 더 큰 구조의 일부에 불과하다. 여러 은하군이 모여 은하단(Galaxy Cluster)을 이루고, 은하단이 다시 모여 초은하단(Supercluster)을 형성한다. 우리 은하가 속한 초은하단의 이름은 라니아케아(Laniakea)이다. 하와이어로 ‘측량할 수 없는 천국’ 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이 광대한 공간의 스케일이 느껴지지 않는가? 라니아케아의 경계만 해도 5억 광년에 달한다. 인간의 상상력을 넘는 거리다.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의 과학은 그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미지의 공간을 향한 인류의 호기심은 멈추지 않는다.

그저 작은 점일지라도

이토록 방대한 우주 앞에 서면, 가끔은 허무함마저 느껴진다. 우리는 우주의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다. 하지만 그 작은 존재가 이런 거대한 세계를 탐구하고, 이해하고자 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오히려 감동적이지 않은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별의 재로 만들어졌다. 우리 안에는 우주가 있다.

오늘도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지금 이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은하가 충돌하고, 새로운 별이 태어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 은하의 누군가가 우리 은하를 바라볼 수도 있겠지 하며… 우주는 그렇게 조용히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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